Search

'BLM' 거세지자…130년 된 브랜드도, 100년 된 아이스크림도 “퇴출” - 한겨레

koko-tech.blogspot.com
[신민정의 마감세일]
인종차별적 로고·제품명 사용 글로벌 식품업계 서둘러 교체
‘하얀 피부=아름다운 것’ 강조해온 화장품 업계도 해명 나서
‘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BLM) 시위 현장.  한겨레 자료사진
‘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BLM) 시위 현장.  한겨레 자료사진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M·Black Lives Matter) 운동이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그 불똥이 글로벌 식품 및 생활용품 업계로도 튀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인종차별성 제품명과 로고를 바꾸고, 유색인종의 정체성을 지우는듯한 제품을 단종시키고 있다. 그간 인종차별 지적 속에서도 해당 제품명이나 로고를 고집해온 기업들이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에 희생된 조지 플로이드(46) 사건에서 촉발된 인종차별 철폐 움직임이 심상치 않자 서둘러 태도를 바꾸고 있는 모양새이다. _______
‘인종차별’ 비판 수십 년 만에 로고 바꾼 ‘앤트 제미마’
베이킹 재료 브랜드 ‘앤트 제미마’의 제품. 퀘이커오츠 누리집 갈무리
베이킹 재료 브랜드 ‘앤트 제미마’의 제품. 퀘이커오츠 누리집 갈무리
오랜시간 유색인종이나 특정 민족의 얼굴을 로고로 써온 기업들은 최근 로고 변경 의사를 잇달아 밝히고 있다. 미국 식품 대기업 펩시코의 자회사 퀘이커오츠는 지난 17일(현지시각) 130년 된 베이킹 재료 브랜드 ‘앤트 제미마’(Aunt Jemima)를 퇴출한다고 발표했다. 퀘이커오츠는 이날 성명에서 “(해당 브랜드는) 인종에 대한 고정관념에 근거한 것”이라며 연말까지 포장 등을 변경하겠다고 확인했다.
초창기 앤트 제미마 제품. 머리 두건, 웃는 표정 등이 ‘흑인 유모’의 고정관념인 탓에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CNN 뉴스 갈무리
초창기 앤트 제미마 제품. 머리 두건, 웃는 표정 등이 ‘흑인 유모’의 고정관념인 탓에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CNN 뉴스 갈무리
회사의 이 같은 조처는 최근 앤트 제미마가 인종차별적이라는 내용이 에스엔에스(SNS)를 통해 재점화되면서 나왔다. 1889년 후반 첫선을 보인 앤트 제미마는 ‘웃고 있는 흑인 여성’을 로고로 써왔다. 이 캐릭터가 백인 가정의 흑인 유모(매미·mammy)에서 따온 터라, 해당 로고가 인종차별에 해당한다는 논란은 수십 년 전부터 있어왔다. 논란을 의식한 퀘이커는 1968년 캐릭터가 쓰고 있던 두건을 없애고 1989년엔 진주 귀걸이를 추가하는 등 ‘유모 이미지’를 덜려고 했지만, 비판 여론이 이어지자 결국 퇴출을 결정한 것이다.
‘엉클 벤스’ 제품. 엉클 벤스 누리집 갈무리
‘엉클 벤스’ 제품. 엉클 벤스 누리집 갈무리
흑인 남성을 모델로 한 가공 쌀 브랜드 ‘엉클 벤스’(Uncle Ben’s)의 모회사 마스도 최근 브랜드 변경 검토에 나섰다. 흑인 남성에게 ‘미스터’라는 존칭을 쓰지 않고 ‘엉클’(삼촌)로 칭하는 것은 오래된 인종차별적 관행이라는 지적을 받아들인 것이다. 지난 2월에는 버터, 치즈 등 유제품을 생산하는 업체 랜드오레이크도 회사 설립 100주년을 앞두고 포장지에 그려져 있던 원주민 여성 이미지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_______
100년 된 아이스크림도 “연말까지 이름 바꿀 것”
네슬레의 캐러멜 ‘레드 스킨스’. CNN뉴스 갈무리
네슬레의 캐러멜 ‘레드 스킨스’. CNN뉴스 갈무리
인종차별적 제품 이름도 속속 바뀔 조짐이다. 스위스 식품기업 네슬레는 지난 23일(현지시각) 오스트레일리아에서 판매 중인 캐러멜 ‘레드 스킨스’(Red Skins)와 젤리 ‘치코스’(Chicos)의 이름을 바꾸겠다고 발표했다. 레드 스킨스는 인디언 원주민을 비하하는 표현이고, 치코스 또한 라틴 아메리카 출신 사람들을 낮춰 부르는 말이기 때문이다. 2018년 미국프로야구(MLB)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붉은 얼굴의 인디언 추장을 나타낸 ‘와후 추장’ 로고를 없애기로 한 것도 인디언에 대한 차별적인 묘사라는 비판을 수용한 것이었다. 네슬레는 성명에서 “해당 제품명은 우리의 가치관과 맞지 않는다. 새 명칭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빨리 바꾸겠다”고 밝혔다. 네슬레는 또다른 차별적 표현은 없는지 자사가 보유한 2천여개 브랜드를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이스크림 업체 드레이어스 아이스크림도 1922년 선보인 ‘에스키모 파이’의 제품명과 로고를 함께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에스키모는 알래스카, 캐나다 북부 등에 사는 이누이트를 비하하는 표현이다. 에스키모가 ‘날고기를 먹는 사람’이라는 어원을 갖고 있다고 전해지면서 이누이트는 에스키모라는 명칭을 쓰지 말아 달라고 해왔다. 드라이어스는 20일(현지시각) “용어가 부적절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며 “연말까지 이름을 바꿀 것”이라고 했다. _______
“흰 피부가 더 낫다는 것 아냐” 미백 로션 생산 않기로
유니레버 미백 화장품 ‘페어 앤드 러블리’. 유니레버 페이스북 갈무리
유니레버 미백 화장품 ‘페어 앤드 러블리’. 유니레버 페이스북 갈무리
화장품업계를 중심으로 미백 제품을 없애야 한다는 운동도 일고 있다. 존슨앤드존슨은 현재 국내에서도 판매되고 있는 미백 로션 ‘훼어니스’(Fairness) 제품 라인을 더는 생산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 회사가 지난 19일(현지시각)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해당 제품은 아시아와 중동 등에서 판매되고 있는데, ‘개개인의 고유한 피부색보다 하얀 피부가 더 낫다’는 인식을 줬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했다. 존슨앤드존슨은 “(흰 피부가 낫다는 인식은) 우리의 의도가 아니었다. 가장 아름다운 피부는 건강한 피부”라고 덧붙였다. 지난 25일에는 유니레버가 인도 등지에서 판매되는 미백 화장품 ‘페어 앤 러블리’(Fair & Lovely) 제품에서 흰 피부를 뜻하는 ‘페어’라는 단어를 없애기로 했다고 밝혔다. 유니레버는 “‘흰 피부’, ‘밝은’ 같은 표현이 하나의 미적 기준을 보여주는 것이며 이는 옳지 않다“고 했다. 온라인에서는 아예 이 제품을 퇴출해야 한다는 주장도 일고 있다. 지난 23일 미국 경제 매체 <월스트리트저널> 보도를 보면, 해당 제품을 퇴출하자는 온라인 서명운동에 1만2500명이 동참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Let's block ads! (Why?)




June 27, 2020 at 10:03PM
https://ift.tt/2YBVjBY

'BLM' 거세지자…130년 된 브랜드도, 100년 된 아이스크림도 “퇴출” - 한겨레

https://ift.tt/2UBiV7q


Bagikan Berita Ini

0 Response to "'BLM' 거세지자…130년 된 브랜드도, 100년 된 아이스크림도 “퇴출” - 한겨레"

Post a Comment

Powered by Blogger.